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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urism/생활정보

혼다 닛산 경영통합 협상 중단, 세계 3위 그룹 물거품

by 토라노코 2025. 2. 14.

경영통합을 추진했던 혼다와 닛산이 2월 13일 협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혼다가 타진한 자회사 방안에 닛산이 반발, 경영통합은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연간 판매대수 800만 대를 넘는 세계 3위 자동차그룹의 탄생은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1. 혼다와 닛산 경영통합 협상 중단

혼다와 닛산은 2024년 12월 기본합의서를 체결했지만 3달도 되지 않아 백지가 되었습니다. 혼다와 닛산의 협상을 중단한 이유에 대해 “의사결정과 경영 시책 실행 스피드를 유선하기 위해서는 경영통합 실행을 미루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혼다와 닛산은 지주회사를 설립한 뒤, 양사가 산하에 들어가는 형태의 경영통합을 추진하기 위해 협상했습니다. 그러나 혼다가 갑자기 새로운 제안을 내놓았습니다. 즉 혼다는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닛산의 주식을 100% 사들여 자회사로 거느리겠다는 방안을 제시한 것입니다. 게다가 이 방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협상을 계속하기 어렵다는 으름장까지 놓았습니다. 이는 닛산의 자존심을 건드렸습니다. 결국 닛산은 협상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혼다와 닛산의 경영통합 협상 경위

  • 2024년 3월 전기화 등 포괄적 협의 검토 시작
  • 2024년 8월 소프트웨어 기초기술 공동연구 등 합의
  • 2024년 12월 경영통합 본격 협상 발표
  • 2025년 1월 혼다, 닛산 자회사 제안
  • 2025년 2월 경영통합 협상 중단 발표

 

한편 경영통합은 물건너 갔지만 양사는 2024년 8월에 시작한 소프트웨어 연구개발과 EV분야 협업은 계속해서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양사간의 의견 차이를 넘어 신뢰관계마저 흔들리는 가운데 협업이 제대로 이루어질지는 의문입니다.

 

 

닛산의 우치다 마코토 사장은 “경영통합을 실시하는 목적은 양사가 힘을 합쳐 강한 기업체가 되어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제안과 같이 닛산이 혼다 자회사가 될 경우, 자주성은 얼마나 지켜질까, 닛산이 가진 잠재력을 정말 최대한 발휘할 수 있을까에 대해 마지막까지 확신을 가질 수가 없어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게 되었다. 이번 결정으로 양사의 경영통합에 관한 협상은 종료되지만, 이와는 별도로 검토하고 있는 전략적 파트너십은 새로운 가치 창출과 효율적인 방법을 통한 시너지효과 실현을 위해 향후 계속해서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혼다의 미베 토시히로 사장은 “어디까지나 검토를 시작한 단계이며 경영통합 자체를 결정한 것은 아니었다. 양사의 경영진을 중심으로 제3자도 참여한 통합준비위원회를 개최해 경영통합 효과에 대해 논의했다. 양상의 경영통합을 통해 플랫폼과 구매, 연구개발 등의 영영에서 간접부문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통합이 이루어질 경우의 효과, 잠재력은 클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러나 동시에 그 실현에는 아픔이 따르는 판단을 빠르고 과감하게 실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도 재차 인식했다”라고 했습니다.

 

2. 협상 실패 원인은 경영권 다툼

혼다와 닛산은 전기자동차와 소프트웨어에서 개발력을 강화하고, 비용을 삭감하고자 경영통합을 추진해 왔습니다.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자동차산업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집 부풀리기였지만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혼다 자동차

 

협상이 깨진 직접적인 원인은 혼다의 자회사 제안이었습니다. 미베 사장은 적대적 인수 의사가 없었다고 했지만, 혼다는 경영권을 장악하고자 했습니다. 지주회사에 들어가기보다는 혼다 중심의 경영통합을 노렸던 것으로 보입니다. 닛산의 반발을 알면서도 혼다가 무리하게 추진한 것은 닛산의 경영상황을 감안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닛산 자동차

3. 닛산 800억 엔 적자 전망, 혼다 전기자동차 부진

닛산의 경영악화는 심각한 수준입니다. 일단 몸집을 줄이기로 했습니다. 2024년도 결산 전망에서 800억 엔 적자를 예상했습니다. 미국시장에서 판매를 강화하고자 투자를 늘리고 인원삭감으로 손실이 늘어났습니다. 매출은 애초 예상보다 2000억 엔 적은 12조 5000억 엔, 영영이익도 300억 엔이 줄어든 1200억 엔으로 내다봤습니다. 2024년 4월부터 12월까지 매출은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0.3% 감소한 9조 1432억 엔, 영업이익은 86.6% 감소한 640억 엔, 최종 손익도 98.4% 감소한 51억 엔이었습니다.

 

닛산 자동차

닛산은 2024년 11월에 글로벌 생산능력을 20% 삭감하고 인원을 9000명 줄이는 계혹을 발표했습니다. 주력시장이지만 판매가 늘지 않는 미국에서 일부 생산라인의 가동을 줄이고 조기퇴직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태국에서는 공장을 줄여 인원을 줄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개혁을 통해 2025년도에 5300명, 2026년도에는 1200명 등 모두 6500명을 삭감하기로 했습니다. 사무직에도 칼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닛산은 신규채용을 억제하고 조기퇴직제도를 도입해 글로벌시장에서 2500명을 줄일 예정입니다. 이사도 줄이고 있습니다.

 

 

닛산은 2026년까지 글로벌 생산능력을 500만 대에서 400만 대로 줄이기로 했으며, 인원도 삭감해 비용을 4000억 엔 줄이기로 했습니다. 이러한 대책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닛산은 추가적인 개혁안을 1개월 이내에 발표하겠다고 했습니다.

 

닛산 자동차

 

혼다의 실적도 좋지는 않습니다. 2024년 4월부터 12월까지 결산에서 영업이익을 과거 최고를 기록했지만 전기자동차는 중국에서 판매가 부진해 순익은 감소했습니다.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9% 늘어난 16조 3287억 엔, 영업이익도 5.9% 늘어난 1조 1399억 엔이었습니다. 그러나 중국에서 전기자동차 판매가 감소해 순익은 7.4% 감소한 8052억 엔이었습니다.

 

혼다 자동차
혼다 자동차

4. 닛산 노리는 폭스콘

이번에 혼다가 경영통합 협상에 나선 것은 몸집 부풀리기였습니다. 닛산과의 합체에 실패한 이상 다른 사업자를 찾아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업계에서는 혼다가 해외 사업자를 포함해 제휴 협상을 시작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혼다는 독자 노선을 걸어왔기 때문에 고개를 숙이며 협상에 나설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폭스콘 전기자동차
폭스콘 전기자동차
폭스콘 전기자동차
폭스콘 전기자동차

 

한편 이번 경영통합은 대만 홍하이(Foxconn, 이하 폭스콘)의 영향도 있었습니다. 폭스콘은 경영난에 빠진 닛산에 경영참여를 노리고 있었는데 이는 닛산뿐만 아니라 혼다까지 위기감을 갖게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폭스콘은 닛산을 등에 업고 EV 제조 기술과 글로벌 판매망을 확보하려고 했으며, 닛산의 최대주주 르노에 접근했습니다.

 

 

폭스콘의 움직임을 감지한 닛산은 방어에 나섰고, 닛산과 포괄적 업무제휴를 체결한 혼다도 닛산에 손을 내밀었습니다. 경영통합 협상이 수포로 돌아가자 폭스콘은 바빠졌습니다. 협상 결렬을 발표하기 하루 전에 폭스콘은 르노와 협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주식 인수가 아니라 협력이라고 포장을 했지만, 폭스콘의 기업 사냥은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르노 자동차

 

이미 폭스콘은 2016년에 샤프를 인수했습니다. 쇠퇴하는 전자회사를 인수한 것은 전기차에 대한 욕심 때문이었습니다. 이미 2024년 9월에 전기자동차 LDK+ 출시를 발표했습니다. 게다가 폭스콘은 샤프 회장직까지 겸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