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오키나와에는 자연환경이 뛰어나 2021년 7월에 오키나와 북부와 이리오모테지마(西表島) 등이 세계 자연유산에 등재되었다. 세계 자연유산은 인공물인 문화유산과 자연 자체를 대상으로 하는 자연유산으로 나누어진다. 자연유산은 자연미와 지형 및 지질, 생태계, 생물다양성의 4가지 평가기준에 의거해 지정된다. 오키나와 북부는 얀바루(やんばる)로 불리는 원시림을 자랑하는 곳이며, 이리오모테지만는 고유한 동식물이 서식지로 유명하다.
뿐만 아니라 역사적 자취를 들여다 볼 수 있는 문화유산도 뛰어나다.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문화유산을 세차례로 나누어 소개한다. 이들 문화유산은 그 자체도 둘러볼 만한 곳이지만, 주변에 유명 관광지가 있어 함께 여행을 해도 좋다.
2. 세계문화유산 등재
2000년 12월 ‘류큐왕국 구스크 및 관련 유산군’(琉球王国のグスク及び関連遺産群)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일본에서 11번째로 등록되었다.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된 곳은 성으로 알려진 구스크 5곳과 관련 유산 4곳 등 모두 9곳이다.
- 나키진 성터(今帰仁城跡)
- 자키미 성터(座喜味城跡)
- 카츠렌 성터(勝連城跡)
- 나카구스크 성터(中城城跡)
- 세이화우타키(斎場御嶽)
- 타마우둔(왕릉: 玉陵)
- 슈리 성터(首里城跡)
- 소노향우타키 석문(園比屋武御嶽石門)
- 시키나엔(識名園)
오키나와에 국가가 성립되기 시작한 14세기부터 18세기까지 류큐왕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이다. 구스크의 독특한 성벽과 경치가 뛰어난 정원, 정신문화를 전달하는 우타키, 왕릉 등이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구스크(グスク)는 성(城)을 말하는데, 15세기 전후에 오키나와 각지에 건설되었다.
3. 류큐왕국 구스크 및 관련 유산군
①나키진 성터
오키나와 북부 나키진의 이마도마리(今泊)에 위치하고 있다. 80~100미터 높이의 구릉에 총 1,500미터에 이르는 성벽은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오키나와에는 1322년부터 1429년까지 아지(按司)라는 호족이 구스크를 중심으로 초기국가를 형성하는 삼국시대, 산잔(三山)시대가 있었다. 나시킨 성터는 북부지방을 지배한 호쿠잔(北山)의 거성이었다.
산잔시대는 일본과 중국, 조선, 동남아시아와 교역을 하며 국력을 키워가는 시대였다. 산잔시대는 중부지방을 지배한 쇼하시(尚巴志)의 츄잔(中山)이 통일해 류큐왕국이 성립됐다. 이후 류큐왕국에서 북부지방을 감시하기 위해 왕족을 나키진 성터에 파견했다.
그러나 1609년 큐슈지방을 지배하던 사츠마번(薩摩藩)의 침공으로 나키진 성터는 파괴되었다. 이후에 나키진 성터는 기도나 제사를 지내는 곳으로 변했다.
나키진 성터는 나하에서 차로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연중무휴이며 관람하기 위해서는 티켓을 구입해야 한다. 티켓은 어른 600엔(단체 480엔), 중고생 450엔(단체 360엔), 초등학생 이하 무료이다. 티켓을 구입하면 나카진 성터와 역사문화센터를 관람할 수 있다.
정문을 들어서면 7.5.3계단이 있다. 1950년대에 만들어진 계단인데, 나키진성이 번창할 때 돌길이 계단 오른쪽에 남아 있다. 외곽과 주곽, 옛길 등을 둘러보는데 1시간 정도 걸린다. 특히 1월 하순부터 2월 초에는 벚꽃이 피는데 칸히자쿠라(寒緋桜)로 유명하다. 주변에 츄라우미 수족관, 고우리지마(古宇利島) 등과 함께 묶어서 둘러보면 좋다.
②자키미 성터
중부 요미탄의 자키미에 남아 있는 성터이다. 1420년대에 지방 영주였던 고사마루(護佐丸)가 축성했다. 고사마루는 쇼하시가 나기킨성을 공격할 때 협력해 공로를 인정받아 영지를 온나손에서 요미탄으로 옮겼다. 나키진성의 움직임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세워졌다고 한다. 그뒤 고사마루는 오키나와 동부의 카츠렌성(勝連城)을 견재하게 위해 나카구스크성으로 옮긴다.
자키미 성터는 나하에서 차로 40분 정도 북쪽으로 가면 도착한다. 연중무휴이며 무료이다. 성문은 오키나와에서 현존하는 최고의 아치형 문으로 꼽힌다. 지반이 약해 성벽을 두텁게 올렸다. 성벽에서 코럴 블루(coral blue)로 유명한 요미탄 앞바다를 내려다 볼 수 있다.
③카츠렌 성터
카츠렌 성터는 오키나와 중동부우루마시(うるま市)에 위치하고 있다. 1200년 전후에 축성된 것으로 보인다. 폭정을 휘두르는 전 성주를 타도하고 아지에 오른 아마와리(阿麻和利)가 지배하던 시대에 전성기를 누렸다.
아마와리는 교역에 주력했는데 성터에서는 일본 본토와 조선, 중국 등의 산물이 출토되었다. 아마와리는 1458년에 나카구스크 성주 고사마루를 물리치고 통일을 이루고자 했지만, 류큐왕조 군대의 공격을 받아 패배했다.
아마와리는 악인이라는 평가와 함께 우루마시에서는 위인으로 추앙받고 있다. 오키나와 최고의 가요집 ‘오모로사우시’(おもろさうし)에 아마와리를 칭송하는 시가 나오며, 이를 뮤지컬 무대로 옮긴 ‘자랑스러운 아마와리’(’肝高の阿麻和利)는 오키나와와 도쿄, 후쿠오카 등에서도 공연했다.
카츠렌 성터는 표고 60~98미터에 축성되어 있으며, 총면적은 11,897제곱미터에 이른다. 성벽은 자연 지형을 이용해 석회암을 쌓아 올렸다. 평지에서 계단식으로 성벽을 쌓았다. 성터에서는 조선의 도사기, 중국의 도자기와 화폐, 일본 본토의 기와 1972년에 국가 지정 문화재에 등록되었다.
카츠렌 성터는 연중무휴이며, 최근 유료(어른 600엔, 중학생 이하 400엔, 어른 단체 480엔, 중학생 이하 단체 320엔)로 전환했다. 성터와 함께 역사문화시설을 둘러볼 수 있다. 카츠렌 성터가 있는 카츠렌 반도와 이케이지마(伊計島)를 묶어서 여행할 수 있다.
4. 나오며
이상 나키진 성터와 자키미 성터, 카츠렌 성터의 역사적 경위, 인물 등을 간단하게 소개했다. 다음에는 슈리 성터, 타마우둔(왕릉) 등을 소개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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