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동양의 하와이로 불리는 오키나와는 관광지로 유명하지만 프로야구 스프링캠프지로도 유명하다. 매년 겨울에 오키나와에는 프로야구 구단이 찾아와 전지훈련을 한다. 한때 한국 프로야구 구단도 오키나와에서 캠프를 열기도 했는데, 엔데믹 이후 재개하고 있다. 오키나와 프로야구 캠프지의 역사를 정리한다.
2. 프로야구 스프링캠프의 역사
1) 캠프의 시작
오키나와가 프로야구의 스프링캠프지가 된 것은 언제부터일까? 일본 프로야구 구단은 매년 2월부터 3월 초까지 전지훈련을 실시한다. 예전에는 캠프지로 미야자키현과 고치현을 찾는 구단이 많았다. 오키나와가 캠프지가 된 것은 본토 복귀 7년 뒤인 1979년이다.
당시 홋카이도 닛폰햄 파이터즈가 나고시(名護市)를 찾았다. 나고시립구장에서 투수진이 캠프를 열었다. 지금으로부터 45년 전에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가 시작되었다. 닛폰햄 주력 투수 6명이 열흘간 훈련했다. 이후 시립구장에 닛폰햄 감독과 코치, 구단 관계자 13명이 방문했다. 1980년에도 주력 투수진의 전지훈련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2) 오키나와 기후
오키나와는 일본에서 유일한 아열대 기후로 스프링캠프로 적합하다. 캠프가 시작되는 2월에 본토는 아직 엄동설한이다. 나하시는 1월 평균기온이 17도, 미야코지마는 18도, 이시가키지마는 18.6도이다. 오키나와에 눈이 내린 적은 거의 없다. 기록에 의하면, 1977년과 2016년에 진눈깨비가 내렸다고 한다. 겨울에도 낮에는 20도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몸을 풀기에는 제격이다.
닛폰햄은 1981년부터 나고시에서 1군 스프링캠프를 시작했다. 이후 다른 구단도 하나둘씩 오키나와로 전지훈련을 가기 시작했다. 1982년에 히로시마 도요 카프, 1983년에 주니치 드래곤즈가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개최했다.
3) 오키나와 캠프 러시
다른 일본 프로야구 구단이 오키나와를 캠프지로 선정하기 된 것은 2000년대 이후이다. 1999년에 나고시가 후텐마 비행장의 이전 후보지를 수용함에 따라 그 대가로 북부 12개 지자체에 2000년부터 10년간 매년 100억 엔씩 모두 1000억 엔을 투입해 공공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야구장 건설이 잇따라 캠프를 위한 시설이 갖추어지게 되었다.
이후 오키나와는 프로야구 캠프지로 변신했다.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실시하는 구단은 2003년에 12개 구단 가운데 7개 구단, 2005년에는 8개 구단, 2008년에 9개 구단으로 늘어났다. 2011년에는 10개 구단으로 다시 늘어났다. 2016년 이후에는 9개 구단이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실시하고 있다.
일본 프로야구 구단별 캠프지
- 요미우리 자이언츠 : 나하시(제2차)
- 야쿠르트 스왈로즈 : 우라소에시
- 요코하마DeNA 베이스타즈 : 기노완시
- 주니치 드래곤즈 : 차탄마치
- 한신 타이거즈 : 기노자손
- 히로시마 도요 카프 : 오키나와시(2차)
- 홋카이도 닛폰햄 파이터즈 : 나고시
- 도호쿠 라쿠텐 골든이글스 : 킨쵸
- 치바 롯데 마리너즈: 이시가키지마(1차) 이토만시(2차)
2004년 오랫동안 고치현에서 캠프를 실시했던 한신 타이거즈는 기노자손(宜野座村)으로 옮겼다. 처음에는 1차 캠프만 실시하다가 2012년부터 모든 캠프를 실시하게 되었다. 2010년까지 미야자키현에서 캠프를 했던 요미우리 자이언츠도 2011년부터 2차 캠프지를 나하시로 옮겼다.
한때 닛폰햄이 스프링캠프를 옮긴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실제 2016년에 닛폰햄은 시립구장이 낡아 캠프기간을 단축하기로 결정한 뒤, 1차 캠프는 미국 아리조나로 옮겼다. 그러나 야구장 보수 공사를 거쳐 닛폰햄은 2020년부터 다시 스프링캠프를 나고시에서 실시하게 되었다.
3. 오키나와 캠프지 경제효과
스프링캠프는 훈련뿐만 아니라 이동중 즉석 사인회, 주민과의 교류, 어린이 야구교실 등을 개최한다. 인기 구단의 캠프지에는 야구 관계자와 보도진, 팬들이 몰려든다. 이들은 호텔과 식당을 이용하고 선수들의 동선을 따라 이동하기 때문에 직간접적인 경제효과가 뒤따른다.
류긴종합연구소(りゅうぎん総合研究所)는 2003년 이후 매년 스프링캠프의 경제효과를 조사해 발표하고 있다. 2002년에 7개 구단이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실시했는데 경제효과는 32억 1000만 엔에 이른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후 매년 증가해 2007년에 53.37억 엔, 10개 구단으로 늘어난 2011년에는 86억 4800만 엔으로 늘어났으며, 2016년에 100억 400만 엔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에는 141억 엔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지만, 2020년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121억 엔으로 감소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의 경우, 프로야구 구단의 직접지출액 92억 8000만 엔 가운데 오키나와에서 소비하는 부분은 82억 1300만 엔으로 예상해 이를 직접효과로 보았다. 직접효과에는 숙박비, 음식비, 교통비, 시설정비비 등이 포함되는데, 이는 다시 주변산업으로 파급효과를 준다. 이러한 1차 파급효과는 37억 1100만 엔에 이르는 것으로 보았다.
또한 직접효과와 1차 파급효과가 양산하는 고용효과로 인한 소비지출이 늘어나는데 이를 2차 파급효과로 보고 22억 700만 엔으로 계산했다. 이러한 직접효과와 1차 파급효과, 2차 파급효과를 합친 금액이 141억 3100만 엔이며, 이를 스프링캠프의 경제효과로 보았다(출처: りゅうぎん総合研究所).
스프링캠프는 스타선수에 관심이 쏠린다. 2011년 2월 스프링캠프에서 스타 투수 사이토 유우키(斎藤佑樹)를 보기 위해 시립구장에는 팬 800명과 400여 명의 보도진이 몰려들었다. 사이토 선수는 2006년 고시엔 고교야구를 달군 선수이다. 사이토 선수가 오키나와와 나고시에 미치는 경제효과는 15억 5000만 엔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4. 나오며
이상 일본 프로야구 구단의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 대해 정리했다. 한국 프로야구 구단도 코로나19 이전에 오키나와에서 캠프를 실시한 적이 있다. 2019년에 7개 구단이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실시했다. 이후 2020년에 한일 관계가 악화되면서 3개 구단으로 줄었다. 2021년과 2022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모든 구단이 한국에서 스프링캠프를 실시했다. 이후 엔데믹으로 2023년에 삼성 라이온즈가 오키나와에서 캠프를 실시했다. 2024년에는 5개 구단으로 늘어났다. 오키나와는 한국에서 가까우면서도 따뜻하기 때문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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