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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

오니카와 중세, 구스크 시대

by 토라노코 2024. 3. 6.

오키나와에는 큐슈에서 대만과 중국에 이르기까지 활모양의 섬들이 모여 있다. 큐슈나 중국의 영향을 받기 쉬운 반면, 섬들이 흩어져 있기 때문에 외부 문물이 들어오기 어려운 점도 없지 않다. 그만큼 독자적인 문화를 유지했다고 할 수 있다. 11, 12세기에 오키나와는 카이즈카 시대가 끝나고 구스크 시대를 맞이한다.

구스크 시대, 중세의 시작

구스크 시대는 11, 12세기부터 류큐왕국이 시작되는 15세기 전반 혹은 16세기 까지 이어졌다. 연구자에 따라 종료 시기가 다르다. 구스크 시대는 성채, 즉 방어 요새로 구스크가 만들어지고, 이를 중심으로 권력을 잡은 아지(按司)가 등장하게 된다. 또한 농경사회가 정착하고, 도기가 유입되었다. 이전에 수렵과 어로의 채집경제에서 철기를 이용한 농경 중심의 생산경제로 이행했다.

 

 

구스크란 무엇일까? 한자의 '城'(성)으로 쓰며, 성곽으로 이해한다. 그러나 구스크도 다양한 형태가 있어 논의는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구스크는 원래 권력자 아지가 거주하는 성을 가리켰다. 그러나 의견은 여전히 분분하다.

 

성곽으로 둘러싸인 성역이 구스크라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주거지역을 방어하기 위한 성곽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오키나와, 류큐의 역사에서 구스크는 중요한 자리를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아직 해명되지 않은 부분이 적지 않다.

 

농경사회의 확립

구스크 시대는 농경사회가 확립된 시기이다. 유물로는 탄화된 벼와 보리, 소뼈 등이 출토되고 있다. 당시 농업상황을 기술한 역사서는 다름 아닌 조선왕조실록이다. 실록에는 오키나와에 표류한 조선인의 견문록이 나오는데, 15~16세기 오키나와의 농업상황을 엿볼 수 있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당시 오키나와, 류큐에는 벼농사와 밭농사가 지어지고 있었으며, 소를 사육하고 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벼농사는 이모작이며, 이는 중국에서 전해졌고, 오키나와 전역에 전통적인 농법이 보급되었다는 것이다.

대외교역의 본격화

구스크 시대는 대외교역이 본격화되었다. 이전에도 교역은 있었지만, 10세기 말에 송나라가 중국을 통일하면서 대외교역을 활발해졌다. 오키나와는 명나라와 교역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보다 앞서 12세기 경에 만들어진 중국의 도자기가 오키나와에서도 발견되면서 교역의 시작은 그 이전으로 보인다.

 

 

농경사회의 발달은 생산성을 높이고 이는 인구 증가를 불러왔으며 사회변동이 일어나게 된다. 일부 역사학자는 구스쿠 시대를 '아지' 시대로 부르기도 한다. 이 시대는 계급사회가 확립되었고, '아지'가 무력으로 지배하는 시대였다는 것이다. 이 시대에 사람들은 농경에 적합한 평지에 정착해 집락을 형성하게 되었다.

 

농경생활도 생산성이 높아졌고 차차 집락은 촌락을 이루게 되었다. 외부와의 교역이 늘어나면서 부를 축적하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부와 권력을 가진 지도자가 출현하게 되었으며, 이를 아지라고 불렀다. 이들은 성을 쌓아 구스크를 만들고 주변지역을 지배하게 되었다.

소국가 형성: 산잔 시대

아지는 세력 다툼을 벌여 가며 몸집을 키워 나간다. 14세기 경에는 아지 가운데 강력한 권력을 가진 '요노누시'(世の主)라는 지배자가 등장했다. 이들은 오키나와 본도의 북부, 중부, 남부에 각각 거대한 구스크를 쌓으며 작은 국가로 발전해 갔다. 이를 산잔(三山) 시대, 즉 삼국시대라고 한다. 특히 15세기에는 '쇼하지'라는 아지가 산잔을 통일해 오키나와에 처음으로 통일 국가가 탄생하게 되었다.이후의 시대는 류큐왕국으로 불린다.

 

 

14세기 초에 오키나와에는 세개의 작은 국가가 등장한다. 북쪽에는 호쿠잔(北山)이, 중부에는 츄산(中山)이, 남부에는 난잔(南山)이 세력을 규합하게 되었다. 산잔 중에서 가장 큰 세력을 가진 것이 츄산의 삿토(察度)였다.

 

삿토는 1372년에 중국의 명나라에 조공을 바쳤다. 이어 난잔과 호쿠잔에서도 명나라에 조공을 바쳤다. 이러한 조공을 통해 명나라로부터 권력을 승인받았다. 조공무역을 통해 종주국으로 책봉된 것이다. 이후 산잔은 더욱 큰 세력으로 성장하게 되었으며, 세력다툼도 격화되었다.

류규왕국의 탄생

구스크 시대의 말기에 해당하는 14세기에서 15세기 초는 명나라와의 조공무역으로 경제가 발전하고 류큐왕국으로 성장하는 가는 과도기였다. 15세기에는 쇼하지가 산잔을 통일해 류큐왕국이 탄생하게 된다. 다음에는 류큐왕국의 성립과 발전과정에 대해 정리한다.